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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9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1일차 요약 및 연사 인터뷰
작성자명 관리자 작 성 일 2019-11-20 오후 6:14:45 조 회 수 47

저널리즘, 기본으로 돌아가자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우리의 다음(NEXT) 전략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전통 있는 언론사들부터 영상 플랫폼, 탐사보도, 뉴미디어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언론인들과 관련 전문가들이 한 데 모여 이 질문에 대한 다양한 해답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은 전세계적 현상입니다”

24일, 행사 첫 날의 포문을 연 것은 피에르 아스키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 RSF) 회장의 기조강연이었습니다.

한국에 “기레기”라는 표현이 있듯 프랑스에도 비슷한 단어가 있고, 아마 언론이 존재하는 모든 나라는 각각 그런 ‘나쁜 기자’에 대한 표현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짜 뉴스 등으로 인해 언론의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는 현재 상황은 가만히 두면 상당히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피에르 아스키 회장은 말했습니다.

“오늘날 모든 의견은 점점 양극화되고 있습니다. (…) 누군가가 사회의 여론을 양극화시키고, 혼란을 조성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언론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언론의 영역 밖에서 자신들만의 정보 흐름을 만들어내기 위함이죠.”

디지털 시대, 전통적 미디어 말고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선택지가 너무나도 많아진 상황에서 언론의 신뢰도마저 바닥을 친다면 가짜뉴스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고, 인터넷은 전쟁터가 된다는 것입니다. 아스키 회장은 본인이 독립언론을 세웠을 때 “인터넷 전쟁에서 완전히 패했다”며 실패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기성 언론사들의 대응이 너무 늦었던 점도 꼬집었습니다. 한참 전부터 인터넷에서는 정보 전쟁이 시작되고 있었는데, 브렉시트와 트럼프를 거치고 나서야 뒤늦게 그 위험성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아스키 회장은 결국 언론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본으로 돌아가야”하며, 그리고 언론의 기본을 바로잡기 위한 언론의 완벽한 자유를 이야기했습니다. ‘가짜 뉴스’를 없앤다는 명분 아래의 정부 개입이 효과적이지 않을 뿐더러 위험하며, 최근 “백만장자들이 언론사들을 사들이는 현상이 있다”며 거대 자본의 간섭에 대한 큰 우려를 표했습니다.

덧붙여 언론 불신에 대한 내부적인 책임 또한 존재하며, “수십년 동안 언론의 관심에서 배제되어, 다뤄지지 못한 불평등의 피해자들이 존재”했고, 다수 집단의 이야기만을 다루지 않도록 내부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언론이 ‘기득권층의 일부’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벗어날 수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강연 후 만난 피에르 아스키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과 언론검열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이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일단, 정치적 올바름과 검열은 혼동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 언론에서 아예 다뤄지지 않았거나, 나쁜 방향으로만 다뤄졌던 집단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존엄성을 되찾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정치적 올바름과 검열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추구가 검열의 영역까지 넘어간다면, 그건 옳지 못한 일입니다. 더 위험하다고도 할 수 있는 ‘자가검열’또한 조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두 영역을 나누는 선을 긋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죠. 이게 언론인들이 제대로 된 도덕적 감수성을 길러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궁금해할 법한 질문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10대 때부터 꿈이 언론인이었나? 언제부터 진로를 위해 준비하기 시작했는지.

내가 언론인이 되겠다고 결정했던 것은 14살 때였다. 항상 더 큰 세상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저널리즘이야말로 세상을 독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중요하지만 복잡한 사건들, 예를 들자면 전쟁 같은 이슈들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싶다는 야망이 있었다. 그게 내가 14살 때 가지고 있었던 목표였고, 지금까지도 그게 내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인을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해 주실 수 있는 조언이 있는지?

언론인들이 자기가 다루고 있는 주제에 흥미가 없을 때 결과물의 퀄리티도 같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완전히 빠져들어야 한다. 나는 다양한 자리에서 활동해왔지만, 언론인으로서 최고의 순간을 꼽는다면 특파원 시절일 것이다. 특파원은 직접 그 나라에서 살면서 취재를 한다. 그 나라의 사람들과 똑같이 마트에서 장을 보고, 대중교통을 타고, 전기세를 내면서 보내는 모든 순간순간이 그 나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가는 과정의 일부가 된다. 그런 태도가 바로 좋은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 반대의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어떤 나라에 큰일이 터지고, 취재 차 3일 동안 머무르고, 그 나라의 사정도 뭣도 모른 채 취재가 끝나면 바로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온다. 그 사안의 복잡함을 쥐지 못한 채 돌아오는 거다. 복잡한 것을 간단한 단어로 설명하려면, 그 복잡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는데 말이다.

나는 언론인이란 상당히 특별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촬영, 글쓰기 기술 등 필요한 기술들이 있지만,  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술들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게 그 사람을 언론인으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언론인은 일종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개방성이고, 호기심이고, 자신이 설명하고자 하는 대상과 독자 간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야망이다. 학생들이 일단 뭐든지 읽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은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거다.

“미디어가 여성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은 미디어와 다양성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되었는데요, 먼저 언론계에서의 젠더 문제에 대해 프랑수아즈 라보르드 프랑스 여성언론인협회(PFDM, Pour les Femmes Dans les Média) 설립자 겸 회장님께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르몽드(Le Monde, 파리의 유명 일간 신문)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칼럼, 오피니언, 에디토리얼 등 사설 류의 글 중 오직 12.5%만이 여성이 쓴 것이라고 합니다.”

라보르드 회장은 방송에서 비춰지는 전체 발화자 중 여성은 38% 뿐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모두의 의견을 대변해야 할 언론이 프랑스 인구의 52%를 차지하는 여성을 제대로 대표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전문가’ 중 여성은 37%, ‘정치 관련 게스트’ 중 여성은 전체의 27%(출처: CSA)에 그친다고도 언급했습니다.

“전통적으로 미디어에서 여성은 이상적인 주부, 대상화된 여성, 예쁜 백치, 그리고 과장된 여성성을 가진 창녀 중 하나로 묘사되어 왔습니다. 전문적인 여성이 등장할 때에도, 주로 부하 직원으로서 등장했죠.”

여자아이 5명 중 1명이 만 18세가 되기 전에 결혼을 하는 현 상황에서, 미디어가 여성에 대한 이런 편협한 묘사를 하는 것은 여자아이들이 계속해서 교육을 받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21세기 역병으로서 혐오표현과 그에 대한 항전”이라는 주제로 충남대학교 김수정 교수님이 발표를 진행해주셨습니다. 혐오표현을 둘러싼 한국사회의 갈등 전반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미디어와 다양성

이어서 김수정 교수를 좌장으로 “미디어와 다양성”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김영희 한겨레 논설위원, 섹 알 마문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예멘에서 온 이스마엘 알꾸브라니 프리랜서 기자, 한채윤 비온뒤무지개단 상임이사 네 분이 참가해 주셨습니다.

 

NEXT: 독자

언론이 지켜야 할 원칙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다른 한 편으로는 언론을 접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고, 그들에게 다가갈 방법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첫 번째 세션은 NEXT: 독자라는 테마 아래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독차층, 특히 10-20대 독자에 대한 이해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뉴스 기피층이 곧 정치적 참여에 소극적인 인구를 의미”

스테파니 에저리 노스웨스턴대학교 교수는 메딜 저널리즘 스쿨에서 청년들의 뉴스 소비와 정치참여에 대해 연구하고 계십니다.

2018년 미국의 12세에서 17세 사이의 10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뉴스 소비층은 전통적인 뉴스 독자(19%), 잡식성 독자(14%),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독자(15%), 뉴스 기피자(52%)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뉴스와 정치적 참여 간에는 선형적인 상관관계가 있는데, 최근 10대들이 점점 뉴스를 기피하는 현상을 그저 지켜보기만 한다면 미래의 어른들은 지금보다 더 정치적으로 소극적인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또한 에저리 교수는 젊은 층이 뉴스를 기피하게 된 이유를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들을 어떻게 다시 뉴스 소비자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미국에서 진행한 조사 결과, 20대는 “뉴스는 내가 관심있는 이슈들을 다룬다”, “뉴스는 내 삶에 영향을 주는 주제들을 다룬다” 등의 대답에 긍정적으로 응답하는 사람의 수가 비교적 적다고 합니다. 20대들의 관심사를 뉴스에 적용하고, 뉴스가 다루는 내용들이 그들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만 있다면, 젊은 층이 다시 뉴스 독자로 돌아올 수 있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복스(Vox)의 성공 뒤에는 기자-디자이너 간의 소통이 있었다”

재미있는 컨텐츠 위주로 흘러가는 유튜브 시장에서, 해설 비디오(Explainer Video)로 큰 성공을 거둔 매체가 있습니다. 미국의 미디어 기업 복스(Vox)의 비디오팀에서 일하고 계시는 디온 리 아트디렉터로부터 이러한 영상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https://www.vox.com/videos/2019/4/15/18306644/boeing-737-max-crash-video

보잉737기의 연이은 추락사건에 대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이 비디오는 필연적으로 비행기 기체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이 들어가게 됩니다. 구구절절 엔진의 크기와 이륙 각도에 대해 설명하는 대신, 직관적인 인포그래픽과 적절한 사진/그래픽 선정을 통해서 비행기의 구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알아들을 수 있는 비디오가 만들어졌습니다.

눈에 띄고 직관적인 색을 통해 사람들의 시선을 유도하고, 어려운 이야기의 경우 친근해 보이는 ‘발화자’를 만들어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영상 전체에 전달하고자 하는 한 개의 ‘감정’을 정해서 이에 맞는 임팩트 있는 사진을 선정하는 것 또한 효과적인 기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디온 리 아트디렉터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사람과 디자이너와의 소통”이라고 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녀는 복스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콘티 포맷을 보여주며 작업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흔히 영상 제작에 들어갈 때 기자는 기자대로 글만 쓰고,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대로 영상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주제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으면 효과적인 영상을 만들 수 없고, 반대로 글 담당이 영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영상에 적합하지 않은 텍스트와 음성이 삽입될 수 있다는 겁니다.

“글을 쓸 때부터 영상과의 조화를 고려하고 글을 써야 합니다. 저는 아트 담당이지만, 영상을 맡게 되면 자료조사부터 진행합니다. 이 (보잉737기를 다룬) 영상을 만들 때에도 사고 원인과 기체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한 뒤에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디온 리 아트디렉터의 발표 자료와 더 많은 복스(Vox) 레퍼런스 자료들은 2019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홈페이지 http://www.kpfjc.or.kr/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뉴닉(NEWNEEK)이 보여 준 독자와의 긴밀한 소통

이 귀여운 고슴도치는 스타트업 뉴닉(NEWNEEK)의 마스코트입니다. 뉴닉은 최근 무서운 기세로 급성장하고 있는 시사 뉴스레터 서비스입니다. 김소연 뉴닉 공동창업자 겸 대표는 뉴닉이 어떻게 독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 왔는지에 대한 발표를 진행해 주셨습니다.

밀레니얼들을 위한 시사 뉴스레터 서비스 뉴닉은 이모티콘과 친근한 말투, 요점만 집어내서 전달해 주는 포맷을 통해 10개월 만에 9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으며, 이메일 오픈률이 45%를 유지하며 미래가 더 기대되는 스타트업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실 뉴닉의 처음 모습은 지금과는 매우 달랐는데, 현재 뉴닉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인 이모티콘 사용이나 미니멀한 디자인 등은 초창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독자들의 활발한 피드백을 통해서 갖춰진 것이라고 합니다.

“포맷, 말투, UI 디자인까지 모두 바뀌었습니다. 처음에는 심지어 반말이었거든요. 근데 아무리 그래도 반말은 좀 그렇지 않나, 라는 의견이 나와서 말투를 바꿨습니다.”

이렇게 일찍부터 독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함을 느낀 뉴닉은 정기적인 인터뷰, 오프라인 독자 미팅,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한 소통, 그리고 데일리 피드백을 통해 독자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평소에 뉴닉을 보면서, 이런 에디터 분들을 어디서 모셔 왔는지 궁금했다.

공동창업자 친구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사회적기업을 같이 하던 친구였고, 디자이너 분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브랜딩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모셨다. 시작은 이렇게 세 명이었고, 그 다음에는 운이 좋게도 뉴닉의 베타 시절 모습을 보고 함께 일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신 분들이 계셔서 함께하게 되었다. 저널리즘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경력자부터 전혀 관련이 없는, 셰프 출신까지 다양한 구성원들이 있다.

최근에 합류하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에디터와 개발자 분 모두 뉴니커(기존 뉴닉 이용자)다. 뉴닉을 보고 계시다가, 저희가 공개채용을 했을 때 이렇게 지원을 하기도 하더라.

 

뉴닉이 소재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는가

저희는 주제를 선정할 때 “한국 사회에서 반복되는 아젠다인가?”를 묻는다. 뉴닉의 제작자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이 아젠다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우리의 20년 뒤는 좀 더 다른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다.

 

**발표 자료와 더 많은 통계들은 2019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홈페이지 http://www.kpfjc.or.kr/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9 KPF 저널리즘 컨퍼런스] 2일차 요약 및 연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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